<국가의 변경과 그 역사성을 논하다>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는 학술회의 <제국과 변경>을 개최하였다. 이번 <제국과 변경> 학술회의는 2004년에 개최되었던 학술회의 <근대의 국경 역사의 변경>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 근대의 ‘신화’에 입각한 영토담론이 횡행하던 당시, <근대의 국경 역사의 변경>의 문제제기는 시의적절하고 충분히 도발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학술대회를 통해 한반도 혹은 동아시아의 역사현실에 입각한 변경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이번 <제국과 변경> 학술회의에서는 제국과 변경의 윤곽과 실상에 대해 보다 면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먼저 박혜정(경기대) 선생은 ‘변경으로 중심읽기 –변경에서 보는 유럽 근대국가와 유럽연합-’ 이라는 발표에서 유럽의 근대국민국가 형성과 변경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으며, 윤해동(한양대) 선생은 ‘동아시아 변경사 연구 시론’을 통해 동아시아 전체 변경사 연구를 위한 고찰을 해주었다. 이후 일본의 고대사와 중세사에 있어서 지역적 변경과 국가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해 정순일(명지대, ‘9세기초 일본의 변경과 통역’)선생과 이세연(한양대, ‘가마쿠라막부에게 오슈란 무엇이었나?’) 선생이 흥미로운 발표를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역사에서 몽골이라는 부족 및 국가개념이 어떻게 인식되었는가에 대해, 조원 선생(한양대)이 ‘17-20세기 元史 연구에 나타난 몽골 인식’을 통해 발표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은정태 선생(역사문제연구소)이 한말 함경도 지식인들의 담론을 통해 간도 문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인식되었는가를 설명하였다(‘한말 함경도 지식인들의 지역의식’-간도문제를 중심으로-)
내셔널 히스토리의 적대성이 새삼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번 학술회의가 공존의 역사학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데는 깊은 공감을 하는 바이다. 또한 제국과 변경의 문제를 추상적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동아시아 여러 국가 사례와 고대로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시공간적 접근을 동시에 실시함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근대국민국가의 정체성과 변경의 연관성에 대한 실증적 사례를 보여주었다는데 이번 학술회의의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작성자: 노용석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