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는 2017년 상반기에 세 차례에 걸친 콜로키움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 두 번째로 4월 14일에 한양대 신영전 교수가 “의학이 역사학에 묻다 : 일제강점기 전후 조선인의 키 변화와 의(醫)․역사학(歷史學)적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신영전 교수는 제1부에서 ‘의학이 역사학을 만났을 때’라는 주제로, 의학전공자인 자신이 역사학에 주목하게 된 계기와 그동안 자신이 수행한 역사학 관련 연구성과를 소개하였다. 발표자의 역사학 관련 연구성과는 시기적으로는 일제강점기․미군정기․현대를 다루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북한․연변․일본․소련을 다루고 있다. 연구주제는 몸․건강․의학․보건․복지․사회정책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의학이 역사학에 묻다’라는 주제로, 의학과 역사학의 분과체계를 넘어서 탈학제적 연구방법론을 실현하기 위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소개하였다. 발표자는 과학사/의학사라는 기존의 분과체계를 넘어서 ‘역사과학/역사의학’이라는 새로운 연구방법론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제3부에서는 ‘일제강점기 전후 조선인의 키 변화와 의(醫)․역사학(歷史學)적 해석’이라는 주제로, 이번 콜로키움의 핵심내용을 발표하였다. 발표자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 사회의 근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역사가 궁극적으로 몸에 축적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특히, 키는 사람의 생활조건을 반영하는 유용한 지표로서 식민지배가 조선인의 삶에 미친 영향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발표자는 1896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인 성인 남성․여성의 키를 일본인 성인 남성․여성의 키와 비교해 그 의미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조선인의 키가 일본인의 키보다 성장률이 낮으며, 일제강점기 이후 성장률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토론에서는 주로 키의 변화에 사용된 통계에 관한 문제가 논의되었다. 키의 변화는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야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지정 토론자는 일제강점기 행려사망자의 사망기록을 바탕으로 키의 변화를 연구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또한, 토론자와 청중들은 ‘의학과 역사학의 만남’이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 등 일제강점기의 연구사적 논쟁을 넘어설 수 있는 연구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작성자: 김선호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