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근대 일본에서 보편화된 정치적 개념인 제국(帝國)은 서양의 고대 로마에 개념적 기원(imperium)을 두고 있으나, 같은 단어이자 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그것은 고대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창안되어 일본과 중국에 대한 외교 용어로 존재했다. 그렇게 탄생했던 이 개념은 천년의 침묵 끝에 일본에 의한 서양 개념의 근대적 번역어로 재탄생했다.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상황과 정치 개념의 기능적 상호작용이라는 맥락에서 하나의 ‘질서 표상 개념’이라고 할 이 단어의 정치적 사용은 어떠한 굴곡을 겪어왔는지, 그리고 이로써 확인되는 이 개념의 끈질긴 생명력의 원천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