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중앙연구원의 ‘타이완사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의 식민지 비교연구팀은 2017년 12월 15, 16일 양일간 중앙연구원 타이완사연구소에서 “일본 제국 내의 인구 이동”이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개최하였다. 이번이 세 번째인 이 교류 모임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총 6개 세션에서 15개의 주제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일본의 제국적 질서 안에서 살아가던 일본 내지인, 식민지 조선인, 그리고 식민지 대만인들의 이주 및 이동과 관련된 흥미로은 주제들이 발표되었다. 일본 제국 내의 경계를 넘나들던 내지인 및 식민지인들의 삶과 경험을 비교사적 관점에서 논의하는 자리였다.
첫날에는 다양한 주제로 총 10개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가장 먼저 제 1세션에서는 경계를 넘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증명제도, 즉 도항증명서 및 여권 제도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제 2세션은 식민지에서 정책적 실천을 행한 일본인들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루었다.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사회사업가들, 식민지 대만의 일본인 교사들, 그리고 대만을 발판으로 남양으로 상업적 진출을 한 일본인 사업가 등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들이었다. 제 3세션에서는 타이완과 중국의 샤먼(廈門) 사이에 있는 펑후(澎湖) 군도와 관련된 2개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펑후인들의 중국 여행을 여권발급 대장을 가지고 분석한 발표가 하나라면, 다른 하나는 펑후에서 성매매업소의 운영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일본인 집안에 대한 것이었다. 제 4세션에는 만주와 조선에서 활동한 일본인 관료들의 내선융화론, 『아세아공론』을 중심으로 대만 지식인과 조선 지식인들 사이의 지적 교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두 번째 날의 제5세션에서는 식민지 문화와 관련된 두 개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하나가 식민지 조선의 문화론의 확산과 그것의 정치화를 탐구하는 것이었다면, 다른 하나는 식민지 지식인 김기영의 제국의 문화를 향한 욕망과 그것이 그의 영화에 투영되는 방식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제 6세션은 식민지 과학사와 관련된 논의였다. 식민지 대만인의 식품 소비 유형에 대한 대만 측의 발표와 식민지 조선에서 행한 일본인 과학자들의 영양 조사에 관한 한국 측의 발표가 있었다.
발표 주제가 실로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는 만큼, 이틀 간의 이번 워크샵은 한정된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토론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이 자리는 사실상 내년 5월에 있을 학술회의 “확장하는 제국, 이동하는 인간”의 사전 준비이기 때문에, 후일을 기약하며 서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참여했던 타이완과 한국의 모든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더욱 심화시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이틀간의 즐거운 학문적 대화를 마쳤다. 앞으로 식민지 비교 연구의 발전을 더욱 기대케 하는 자리였다.
작성자: 홍양희(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