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보는 미국사: 아메리칸 시티, 혁신과 투쟁의 연대기』 소개:
이 책은 도시라는 창으로 본 미국사이다. 즉 미국 주요 도시의 역사를 통해 현대 미국의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필라델피아를 통해 세기말의 변화와 새로운 사회 문제를, 시카고를 통해 흑인 유입 문제를, 로스앤젤레스를 통해 아시아 이민과 도시 공간의 변화를, 애틀랜타를 통해 미국 남부의 발전과 흑백 갈등 및 분리 문제를, 세인트루이스를 통해 도시 문제와 도시 재생의 역사를, 앨카트래즈 섬을 통해 미국 원주민의 공간을, 워싱턴 DC를 통해 도시 계획과 기념 공간 조성을, 뉴욕을 통해 세계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로서의 대도시 현황을 보여준다. 19세기 후반 이후 100여 년 동안 이 도시들이 국가 정체성 형성, 도시 정비와 재정비, 이주와 이민 문제, 경제 발전과 국토 개발, 인종·계급 갈등의 구조화, 도심 및 교외의 형성과 재개발 등에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책이 그려내는 도시는 혁신과 투쟁의 공간이다. 도시는 시간과 더불어 끊임없이 변화하며, 미국의 역사는 도시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의 도시는 미국의 변화를 주도하고, 미국의 중요한 문제들에 해결 방식을 제시하며, 주변 지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도시가 어떤 역사를 거쳐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각 도시의 역사와 미국이라는 국가의 역사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통해 미국사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덟 도시는 도시 형성 시기나 발전 시기 등이 조금씩 다른 만큼, 각기 다른 시기의 각기 다른 특성을 드러낸다. 이 도시들은 미국 역사의 시기별 이슈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들로, 각 도시의 특성과 미국 국가사의 전개 과정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지역성과 전체 국가의 발전 과정을 동시에 살펴보는 이 책의 방식은, 광활한 영토와 지역별 차이로 인해 국가사 구성이 쉽지 않은 미국사 서술에 유효한 접근법이다. 또한 생동하는 혁신과 투쟁의 공간으로서의 도시에 대한 탐구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구체적이고 생생한 역사 읽기의 체험을 선사한다. 도시가 미국사를 바라보는 창이듯, 미국 도시사는 한국 사회와 한국 도시를 이해하는 유용한 창이 되어줄 것이다.
연사약력:
2007년부터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20세기 초 미국 연방정부 임대주택 정책의 역사를 다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시 개발과 주거 개혁, 인종 및 계급 갈등, 미국 혁신주의와 뉴딜 개혁의 역사에 대한 책과 논문을 썼다. 도시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벌어져온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현상들과 인간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백색국가 건설사》가, 역서로《미국 패권의 역사》《원더풀 아메리카: 미 역사상 가장 특별했던 시대에 대한 비공식 기록》등이 있다.